[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보광 자동 제어, 언제 켜고 언제 꺼야 하는가 – 일조 보정 알고리즘의 핵심

ever-blog 2025. 4. 21. 18:56

보광(補光, supplemental lighting)은 스마트팜에서 작물의 일조량 부족을 보완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하지만 보광은 단순히 조도를 감지해 ‘어두우면 켜고, 밝으면 끄는’ 기능으로는 정밀한 제어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동화 시스템이 조도 센서 하나의 순간값을 기준으로 보광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구름이 잠깐 낀 상황에서도 조명이 켜지고,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와도 여전히 조명이 꺼지지 않는 비효율적인 운영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작물은 일조가 부족한 상태에 놓이기도 하고, 반대로 전력은 낭비되는데 생장은 정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진짜 보광 자동화는 조도의 절댓값이 아니라, 시간당 누적광량(DLI), 작물의 광포화점, 조도 지속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정 알고리즘’에 의해 제어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보광을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조도 기준 설정법, 시간대별 점등 곡선, 작물별 광요구도 기준, 조도 센서 위치에 따른 보정 오차 해결법까지 전문적으로 다룬다. 빛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작물의 시간이며 생장 조건의 리듬이다.

 

정밀 농업이란 결국 작물이 빛을 받는 그 정확한 순간을,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달려 있다.

 

목차

 

Ⅰ. 보광은 ‘켜는 조건’보다 ‘꺼야 할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보광 자동화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불필요한 점등이다.

 

많은 시스템은 조도 센서에서 설정값(예: 300 lx) 미만으로 측정되면 즉시 조명을 켜도록 설정돼 있다.

 

하지만 실제 자연광은 분 단위로 변화하며, 구름이 지나가거나 일시적으로 일사가 약해진 상황에서도 시스템은 반응한다.

 

결과적으로 몇 분 단위의 자연광 감소에도 조명이 작동하며, 잦은 점등-소등으로 전력 낭비와 장비 수명이 동시에 줄어든다.

 

이를 해결하려면 보광 시스템은 ‘조도 조건이 일정 시간 지속되었을 때만 점등’하도록 설정되어야 하며, 예컨대

“조도 350 lx 미만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점등”,
“조도 450 lx 이상이 5분 이상 유지되면 소등”
과 같은 **지속 기준(time condition)**을 필수로 설정해야 한다.
빛은 순간이 아니라 누적이며, 작물은 ‘잠깐 어두운 것’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Ⅱ. 작물별 광요구도와 광포화점 – 보광 기준은 품종마다 다르다

모든 작물이 같은 빛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상추, 청경채 같은 엽채류는 DLI(일일 누적광량) 12~14 mol/m²/day 수준이면 충분하며, 반면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는 20~25 mol/m²/day 이상의 광량이 있어야 최대 광합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화 시스템은 대부분 특정 조도값(예: 400lx)을 넘으면 ‘충분하다’고 인식한다.

 

문제는 같은 조도라도 보광 시간, 광질(스펙트럼), 작물 위치에 따라 실제 흡수 광량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보광은 작물의 광포화점(PAR 기준)과 광요구도를 기준으로 작동 조건을 달리 설정해야 하며,

엽채류: 300~500 μmol/m²/s → 오전 9~11시 중심 보광
과채류: 500~800 μmol/m²/s → 오전~오후 3시까지 보광 + 일조 부족 시 추가 점등
같은 품종 맞춤형 점등 패턴을 적용해야 생장 효율이 극대화된다.

 

Ⅲ. 조도 센서의 위치가 곧 보광 효율을 결정한다

많은 운영자들이 조도 센서를 온실 중앙이나 상부에 설치하지만, 이 위치는 실제 작물의 광환경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센서가 천장 근처에 있으면 직사광선만 감지하여 수치가 과대 측정되며, 작물 하부는 그늘에 가려 실제로는 광부족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또한 구조물, 조명 프레임, 배관 등이 그림자를 만들면서도 센서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확한 보광 판단을 위해선 조도 센서를 작물 상단 20~30cm 위, 수평 방향에 설치해야 하며, 1개보다는 온실 구간별 2~3개 센서를 분산 설치하여 평균값을 사용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센서가 보는 빛과 작물이 받는 빛은 다르다. 보광은 작물이 받는 빛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Ⅳ. 보광 알고리즘 설계 – 시간, 조도, 작물 요구량을 연동하라

보광은 단순한 ON/OFF 조건이 아니라,

조도 지속시간 + 시간대 + 작물 광요구도 + 센서 위치 보정값
이 네 가지 조건을 동시에 고려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 구조는 다음처럼 구성할 수 있다:

 

  • 오전 8~10시: 자연광에 의존하되, 조도 350lx 미만이 10분 이상일 경우 점등
  • 오전 10~오후 2시: 고광구간, 보광 작동 억제 / 단, 흐림 시 500lx 기준 이하로 점등
  • 오후 3~5시: DLI 미달 시 추가 점등, 단위시간당 누적광량 기준으로 판단
  • 그 외 시간: 소등 / 단, 실내조명용 전환 가능

이러한 알고리즘은 보광의 목적이 단순 조도 보정이 아니라, 생장에 필요한 ‘실질 광량’을 맞추기 위한 전략임을 의미한다.

 

결론 – 보광은 숫자가 아니라 타이밍이다. 빛을 ‘주는 순간’이 생장을 만든다

보광 자동화는 단순 조도값을 보고 작동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빛은 생장에 있어 시간의 개념이며, 작물은 “얼마나 빛을 받았는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받았는가”에 따라 생리 반응을 다르게 보인다.

 

정밀한 보광이란 순간을 읽는 알고리즘이며, 빛을 설계하는 기술이다.

 

센서 값, 시간대, 작물 요구량, 구조물 그림자까지 모두 고려된 시스템만이 “빛을 제대로 주는 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

 

생장은 빛을 쫓는다. 그러나 그 빛을 어떻게 설계할지는 스마트팜 운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