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광합성 효율을 올리는 CO₂ 공급 타이밍 – 작물별 생장곡선 맞춤 제어법

ever-blog 2025. 4. 21. 14:50

이산화탄소(CO₂)는 광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스마트팜에서는 단순히 CO₂를 많이 공급한다고 해서 생장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CO₂는 빛과 온도, 상대습도, 작물의 생장 단계에 따라 흡수 효율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며, 심지어 ‘과다 공급’은 작물에 생리적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자동화 시스템은 고정된 시간표에 따라 CO₂를 주입하지만, 실제로 작물은 시간대별로 광합성 속도가 다르며, 생장 초·중·후기마다 요구량과 흡수 타이밍 자체가 다르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팜 운영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CO₂ 공급의 실전 타이밍 설계 기준을 다룬다. 단순히 ‘몇 ppm을 넣는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얼마큼, 어떤 속도로, 어떤 조건과 연동하여’ 공급하는지를 설정하는 전략이다.

 

광합성은 정적인 과정이 아니라 생리 곡선에 따라 변화하는 리듬이다. 이 글은 CO₂ 센서, 작물 생리, 자동화 설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수익성 있는 공급 타이밍을 설계하는 첫 번째 기술서이다.

 

목차

 

Ⅰ. CO₂는 많이 줄수록 좋은가? – 과잉 공급의 리스크부터 점검하라

 

CO₂는 광합성 반응에 필요한 물질이며, 일반적으로 대기 중 CO₂ 농도(약 400ppm)를 800~1,000ppm 수준으로 높이면 광합성 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광의 세기, 온도, 수분, 기공의 열림 정도가 CO₂ 흡수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주입한 CO₂는 공기 중에 머무르며 낭비된다.

 

특히 밤 시간대나 흐린 날, 기온이 낮거나 작물 활성이 떨어진 시간에 공급되는 CO₂는 흡수되지 못하고, 오히려 환기 시 외기로 빠져나가며 비용만 상승시킨다.

 

또한 1,200ppm 이상 과도하게 공급될 경우, 일부 작물에서는 기공의 열림 반응이 둔화되며, 오히려 광합성 효율이 정체되는 생리적 역전 현상도 보고된다.

 

즉, CO₂는 공급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이며, '언제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이 먼저다. 무조건적인 농도 유지는 스마트가 아니라 단순한 낭비다.

 

Ⅱ. 시간대별 CO₂ 요구량 곡선 – 아침 2시간이 핵심이다

 

작물의 광합성은 일출 직후부터 증가하다가 정오에 최고점을 찍고, 오후로 갈수록 점차 하강한다.

 

하지만 CO₂ 흡수 능력은 단순히 광합성 곡선과 일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작물은 아침 시간대(일출 후 2~3시간)에 광합성 효율이 가장 높고, 기공의 반응도 가장 민감하다. 이 시간대에 CO₂를 집중 공급하면 적은 양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으며, 흡수 속도도 빠르다.

 

반면 정오 이후에는 작물이 이미 에너지 포화 상태에 도달하거나, 온도·습도 조건이 불리해지면서 기공이 닫히는 경향이 있어, 이때 CO₂를 과도하게 공급하면 흡수되지 않고 누적되기만 한다.

 

이상적인 전략은 일출 후 1시간 이내에 농도를 800~900ppm까지 상승시킨 후,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점차 감속 공급하는 방식이다.

 

‘계속 넣는 것’이 아니라, 작물이 최대 흡수할 때 정확히 넣는 것’이 핵심이다.

 

Ⅲ. 생장 단계별 CO₂ 타이밍 – 정식기, 착과기, 수확기 설정은 다르게

 

작물의 생장 단계에 따라 CO₂ 요구량과 흡수 구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정식기(초기)에는 기공이 적고 광합성 효율이 낮기 때문에 CO₂ 공급을 최소화해야 하며, 착과기 이후 광합성 활동이 급증하면서 오전 시간대 중심의 CO₂ 공급이 매우 효과적이다.

 

반면 상추나 엽채류는 수확 직전기까지 일정한 광합성을 유지하므로, 시간대별 농도 유지보다는 조도에 따라 변동 조절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따라서 CO₂ 공급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정량’이 아니라 ‘정시’로 접근해야 하며, 생장 단계에 따라 공급 강도와 패턴을 바꾸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동제어 시스템에는 생장 단계별 프로파일(곡선)을 입력해 두고, 시간 기반이 아닌 생장 기반 타이밍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효과적이다.

 

이 방식은 특히 다품종 재배 또는 작물 교체 주기가 짧은 환경에서 유리하다.

 

Ⅳ. 센서 연동 없이 쓰는 CO₂ 자동화는 의미 없다 – 실전 설정 조건

 

CO₂ 인젝터를 자동화했다고 해도, 내부 CO₂ 센서가 실시간으로 농도를 감지하고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자동화는 단순 반복일 뿐이다.

 

센서가 없다면 시간표에 따라 일률적으로 공급될 뿐이며, 창문이 열려 있어도 CO₂를 공급하고, 빛이 없어도 작물 상태와 무관하게 주입이 반복된다.

 

실제 사례에서는, CO₂ 센서를 중단한 상태로 몇 주간 공급을 지속한 결과, 실내 CO₂ 농도는 1,600ppm 이상으로 올라가 있고, 작물은 성장 정체 상태에 빠진 경우도 있다.

 

정밀한 자동화란 CO₂ 농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목표 농도 도달 시 자동 정지하며, 일사량과 연동해 주입량을 탄력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이상적인 설계는 조도 센서 + CO₂ 센서 + 타이밍 제어 알고리즘의 삼각 구도로, 이 구조 없이 작물은 언제나 '과하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론 – CO₂는 농도가 아니라 리듬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CO₂는 공급 대상이 아니다.

 

흡수 가능한 리듬에 맞춰 조율되어야 할 생리적 환경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양’을 제어하지만, 정밀 농업은 ‘타이밍’을 다룬다. 스마트팜에서의 CO₂ 공급은 작물의 생리 리듬, 시간대별 광합성 효율, 내부 환경 변화, 그리고 센서로 수집된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률적으로 농도를 맞춘다면, 자동화는 오히려 생산성을 해친다.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양을, 정확한 조건에서 공급하라.” 이 원칙이 바로 스마트팜의 CO₂ 제어 전략의 본질이다.

 

CO₂는 뿌리는 것이 아니라, 작물이 부를 때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