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에서는 내부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장 품질과 수확량을 좌우하는 기본 조건이다.
그러나 많은 온실에서는 ‘같은 온실 안인데도 상층은 덥고 하층은 차가운’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공기 순환 부족이 아니라, 물리적 구조와 온기 흐름의 정체, 그리고 공기의 밀도 차이에 의한 온도층 분리(thermal layering)로 인해 발생하는 복합 현상이다.
이 온도차는 작물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상층부는 기온 상승에 따른 과증산·과습 상태로, 하층부는 냉기로 인해 생장 속도 지연, 병해 발생 위험 증가, 뿌리 활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대부분의 센서가 상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은 ‘온도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지만, 정작 작물이 체감하는 온도는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글에서는 온실 내 온도층이 형성되는 물리적 원인부터, 이를 해소하기 위한 팬의 설치 각도, 높이, 방향, 회전 설정, 그리고 센서 배치와의 연동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보이지 않는 온도’가 작물을 망친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스마트팜의 자동화는 정확히 오작동한다.
목차
- 왜 상부는 덥고 하부는 추운가 – 공기 밀도의 자연스러운 결과
- ‘온도층 파괴’는 공기 흐름 설계로 이뤄진다 – 팬은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
- 상하 온도차 기준을 설정하라 – 시스템 알고리즘과 센서 위치의 재구성
- 구조물 간섭 요소 제거 – 열이 막히는 온실의 그림자
Ⅰ. 왜 상부는 덥고 하부는 추운가 – 공기 밀도의 자연스러운 결과
온실 내부에서 온도차가 생기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따뜻한 공기는 가볍고, 차가운 공기는 무겁기 때문이다.
난방기를 통해 공급된 열은 상층으로 떠오르고, 찬 공기는 하층에 머문다. 이때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 두 층은 서로 섞이지 않고 정체된 채로 분리된다.
특히 온실의 높이가 4m 이상인 경우, 상하 온도차가 6~10℃ 이상 벌어지는 현상도 발생하며, 상층은 고온다습, 하층은 냉기 정체로 인해 작물 생장 편차가 생긴다.
이 현상은 외부 기온이 낮고 내부가 과도하게 난방될 때, 또는 일사량이 높지만 환기가 제한된 날에 심해진다.
무엇보다 위험한 점은, 상층부 센서가 높은 온도를 감지하므로 시스템은 냉방·환기를 작동하게 되며, 하층부는 더 차가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Ⅱ. ‘온도층 파괴’는 공기 흐름 설계로 이뤄진다 – 팬은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
많은 운영자들이 팬을 추가 설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 위치와 방향이 부정확하면 오히려 기류의 재정체를 유발하거나, 작물에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온실 상층(지면 기준 3m 이상)에 팬을 수평 혹은 15도 아래 방향으로 설치하여, 따뜻한 공기를 강제로 하부로 끌어내리는 방식이다.
동시에 하부(작물 상단 기준 30~50cm 위)에는 소형 서큘레이터 또는 순환팬을 좌우로 설치하여, 하강된 따뜻한 공기가 작물 사이를 유입되도록 하는 유도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상하 2단 흐름을 ‘U형 순환 구조’라고 하며, 공기가 상단에서 하단으로 흐른 뒤, 바닥에서 벽을 따라 다시 상승하도록 구성하면 온실 내 온도층을 분해하면서 전체 공기 균형을 안정화할 수 있다.
Ⅲ. 상하 온도차 기준을 설정하라 – 시스템 알고리즘과 센서 위치의 재구성
정밀 제어가 되지 않는 이유는 ‘센서 하나로 모든 공간을 대표’하려 하기 때문이다.
상하 온도층을 감지하려면, 반드시 상부(천장 가까이)와 하부(작물 생장 높이)에 각각 온도 센서를 설치하고, 두 센서 간 편차가 특정 수치를 넘을 때만 환기나 냉방을 작동하도록 설정하는 이중 센서 기반 알고리즘을 도입해야 한다.
이상적인 편차 허용치는 2.5~3.5℃ 이내이며, 이 범위를 벗어나면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공기 균형 우선 순환 모드’로 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하 센서 데이터를 비교하는 로직을 시스템에 삽입하고, 팬 작동 조건을 단순 온도값이 아닌 “상하 온도차 중심 제어”로 재설정해야 한다.
이 설정이 없을 경우, 온실은 항상 ‘상부 기준’으로 판단하며, 작물은 그 판단 밖에 놓이게 된다.
Ⅳ. 구조물 간섭 요소 제거 – 열이 막히는 온실의 그림자
온도층 분리는 공기 흐름뿐 아니라 온실 내부 구조물의 배치에도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보일러 배관이 천장 가까이에 지나가면서 복사열을 상부에 고정시킨다든지, 조명 프레임이 공기 흐름을 가로막아 팬 바람이 하부로 내려오지 못하는 경우, 열은 이동하지 않고 정체된다.
이럴 경우 단순히 팬을 설치해도 소용이 없으며, 공기 흐름이 막히는 지점(air-block zone)을 사전 분석하여 해당 구조물을 조정하거나 팬의 방향을 우회 배치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수직 순환이 어려운 경우, 온실의 사각 모서리에 대각선 기류를 유도하는 ‘회전 흐름’ 방식(spiral circulation)을 구성하면 공기층이 자연스럽게 깨지며, 상하 온도 균형이 비교적 부드럽게 재형성된다.
구조물은 항상 공기의 적일 수 있으며, 그 적을 먼저 해체하지 않으면 자동화는 작동하지 않는다.
결론 – 온도는 같지만, 체감은 다르다. 공기층을 설계해야 진짜 스마트팜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센서가 수집한 수치에 따라 작동하지만, 센서가 감지한 공간과 작물이 살아가는 층은 다를 수 있다.
온도는 같아도 그 공기가 머무는 곳에 따라, 작물의 체감은 완전히 달라진다.
상하 온도층 분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며, 팬을 돌려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흐름의 경로’가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이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층을 감지하고, 그것을 흐르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온도제어란 단지 ‘몇 도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그 온도를 느끼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감각의 기술이다.
작물은 상부의 센서가 아니라, 자기 뿌리 근처의 온도로 반응한다.
그리고 그 온도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공기의 길을 다시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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