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양액 온도 자동 제어: 루트존 환경을 맞춰야 작물이 자란다

ever-blog 2025. 4. 21. 17:56

스마트팜에서 양액의 농도와 투입량은 정밀하게 관리되고 있다.

 

EC, pH, 공급 시간, 투입량까지 자동화 시스템으로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양액이 얼마나 좋은 성분을 갖고 있는가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 양액이 “몇 도의 온도”로 작물 뿌리에 닿느냐다.

 

작물의 생장 리듬은 대부분 지상부(광, 온도, 습도) 위주로 관리되지만, 실제 생장 에너지의 절반 이상은 뿌리에서 결정된다.

 

양액 온도가 너무 낮으면 뿌리 흡수가 느려지고, 고온일 경우 뿌리 호흡이 증가하면서 조직이 쉽게 손상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스마트팜 운영자들이 양액의 농도는 매일 확인하면서도, 온도는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자동화 시스템도 ‘온도 기준 제어’를 EC, pH만큼 정밀하게 설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수조의 수온과 루트존의 실제 체감 온도 간의 간극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는 양액 온도가 왜 작물 생장률을 결정짓는가, 작물별 적정 루트존 온도 범위는 어디인가, 양액 자동 제어 시스템의 센서 설치 위치와 설정값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루트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물리적 보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잘 만든 양액’을 줄 것이 아니라, ‘제시간에, 올바른 온도의 양액’을 공급해야 진짜 생장이 시작된다.

 

목차

 

Ⅰ. 양액 온도가 생장을 좌우하는 이유 – 뿌리는 온도에 민감하다

작물의 뿌리는 생리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위다.

 

흡수, 호흡, 미생물 상호작용, 수분 조절 등 모든 생리 반응이 뿌리에서 시작되며, 이 과정은 온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양액의 온도가 낮으면(15℃ 이하) 뿌리는 흡수 속도를 늦추고, 결과적으로 지상부에서 증산이 일어나더라도 수분과 양분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해 생장이 정체된다.

 

반대로 27℃ 이상으로 올라가면 뿌리 호흡이 과도해져 산소 요구량이 증가하고, 루트존 내 산소 부족으로 인한 흑색근(black root), 뿌리썩음병이 나타나기 쉬워진다.

 

특히 EC가 높은 상태에서 양액 온도까지 높으면 삼투압 스트레스를 2중으로 유발, 뿌리 세포막이 손상되기 쉽다.

 

요약하면, 양액 온도 18~22℃ 사이를 유지해야 대부분의 작물(토마토, 파프리카, 상추, 딸기 등)이 안정적으로 생장할 수 있다.

 

양액의 ‘내용물’보다, 뿌리가 받아들이는 ‘환경’이 먼저 설계되어야 한다.

 

Ⅱ. 루트존 온도와 수조 수온은 다르다 – 센서 위치가 정확해야 한다

많은 스마트팜에서 온도 센서는 양액 탱크 내부에 설치된다.

 

이때 수조 내 수온은 안정적으로 20℃로 유지되어 있어도, 실제 작물에 도달하는 양액의 온도는 훨씬 낮거나 높을 수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배관 길이가 길어 이동 중 외기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2. 양액이 재배 베드 내부를 통과하는 동안 냉기, 복사열, 기온 변화에 노출된다.
  3. 순환 주기가 길 경우, 양액이 고여 있는 시간 동안 온도가 변한다 이러한 간극을 해소하려면, 센서를 수조 내부뿐 아니라 루트존 근처(재배 베드 말단부)에 별도로 설치해야 하며, 시스템은 양측의 온도 차이가 특정 수치(±2℃ 이상)를 벗어날 경우 경고 또는 보정 작동이 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진짜 온도는 수조가 아니라, 뿌리가 닿는 그 순간의 온도다.

 

Ⅲ. 양액 자동 가온/냉각 시스템 – 설정값과 작물 생리에 맞춘 곡선 제어

일부 스마트팜에는 양액 히터 또는 냉각기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장치들이 단순한 ‘상시 가동’으로 운영되면, 전기료는 증가하고 생장률은 떨어지는 이중 손실이 발생한다.

 

이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곡선 기반 자동화 제어’가 필요하다:

  •  아침 공급 전 30분 먼저 히터 작동 → 첫 투입분 온도 보정
  •  정오~오후 2시, 외기 상승 시간대에는 냉각기 연동 → 온도 피크 방지
  • 야간에는 루트존 냉기 방지를 위해 17~18℃ 유지 → 과냉 방지 알고리즘 적용
    또한 작물 생장 단계별로 히터·냉각기 설정값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하며, 작물 교체 시 프로파일(양액 온도 곡선) 자동 전환 기능을 운영 시스템 내에 포함시켜야 한다.
    ‘항상 20도’는 편할 수 있지만, 진짜 정밀한 양액 환경은 조건과 시간에 따라 흔들림 없이 반응하는 온도 제어 구조에서 시작된다.

Ⅳ. 루트존 온도 안정화를 위한 물리적 설계 보완 – 하드웨어도 중요하다

자동화 시스템만으로 루트존 온도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는 없다.

 

실제 루트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재배 베드 하부 단열, 배관 외부 단열재(폼코팅, 열반사 패드 등), 수조 위치의 외기 영향 차단, 배관 지면 노출 최소화 등의 물리적 설계 보완이 필수다.

 

특히 겨울철에는 바닥을 통해 냉기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베드 하단에 은박 단열 매트 또는 히팅 필름을 병행하면 루트존 온도 안정성이 급격히 올라간다.

 

한편, 여름철엔 루트존 온도가 과열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배관 위에 차광 처리를 하거나, 흐름 주기를 짧게 설정해 과열 양액이 순환되기 전에 배출되도록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마트팜은 기계가 아니라 ‘환경’이다. 그 환경은 온도, 빛, 물, 공기, 구조물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시스템 설계에서 만들어진다.

 

결론 – 뿌리가 편해야 작물이 자란다. 양액은 숫자가 아니라 조건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양액을 만들기 위해 EC, pH, 비료 조합에 집중하지만, 정작 그것을 언제, 어떤 상태로, 어떤 환경에서 공급하는가에 대한 설계는 놓친다.

 

루트존은 작물 생장의 출발점이며, 이 환경이 흔들리면 지상부 조절은 아무 의미도 없다.

 

‘양액을 공급한다’는 자동화는 쉬워도, ‘올바른 온도의 양액을 필요한 시점에 공급한다’는 정밀 자동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스마트팜의 중심은 숫자가 아니라 생리이며, 기술은 결국 작물의 감각에 맞추기 위한 도구다.

 

진짜 양액 제어는, 수치보다 환경을 먼저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뿌리는 수치를 보지 않는다. 뿌리는 오직 조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