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기상 변화에 대응하는 환기 설계 – 비, 바람, 구름을 읽는 시스템

ever-blog 2025. 4. 22. 11:07

스마트팜에서 ‘환기’는 단순히 온도를 낮추는 기계적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내부 공기 환경을 조율하는 가장 정교한 시스템이며, 병해를 예방하고, 광합성 효율을 유지하며, 생장 리듬을 안정화시키는 중심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은 아직도 단일 기준에 의해 환기를 작동시킨다.

 

즉, 설정 온도(예: 28℃)를 넘으면 창을 열고, 그보다 낮으면 닫는 방식이다.

 

이 구조에서는 외부 기상 변화,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비, 강풍, 구름 낀 하늘에 실시간 반응하지 못해, 오히려 작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온도가 낮아지는데도 환기창이 열려 있는 이유는?

 

센서가 ‘조건 충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 공기 습도는 상승하고, 냉기는 빠르게 유입된다.

 

그 순간 환기창이 열려 있다면, 생장 환경은 파괴된다.

 

환기 시스템은 ‘지금의 숫자’가 아니라 ‘다가오는 변화’를 읽고 설계되어야 한다.

 

이 글은 기상 조건별 환기 설계의 정밀 조건을 제시하며, 비, 바람, 흐림, 기온 급변에 따른 시나리오별 자동화 알고리즘 설계법을 제공한다.

 

목차

Ⅰ. 시나리오 분석 – 네 가지 대표 상황, 환기의 실패와 원인

① 비 오는 날 – 센서는 ‘온도 정상’, 하지만 곰팡이는 시작된다.

 

  • 외기 온도: 19.5℃
  • 내기 온도: 25.2℃
  • 외기 습도: 92%
  • 내기 습도: 77%
  • 조도 급락, 창문은 70% 개방 ➝ 문제: 습도 과다 + 냉기 유입 → 응결 + 곰팡이 발생

② 바람 부는 날 – 센서는 ‘통풍 필요’, 하지만 작물은 잎이 찢어진다.

 

  • 외기 풍속: 8.2m/s
  • 내부 팬 비작동
  • 환기창: 전면 개방 상태 ➝ 문제: 기류 충격 + 증산 과다 → 잎 손상 + 생장정체

③ 구름 낀 날 – 센서는 ‘온도 상승’, 하지만 내부 온도는 유지 중

  • 외기 조도: 220lx → 150lx
  • 환기창: 열림 유지
  • 히터 비작동 상태 ➝ 문제: 광량 부족 + 열손실 → 과냉 + 생장 속도 저하

④ 기온 급상승 + 무풍 – 센서는 ‘30도’, 환기창 100%, 하지만 내부 순환 無

  • 외기 온도: 30.2℃
  • 내기 온도: 31.8℃
  • 환기창: 전면 개방
  • 팬 정지 상태 ➝ 문제: 정체공기 + 국소 고온층 → 생장 불균형 + 병해 환경 형성

이 네 가지 시나리오는 실제 운영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자동화 시스템이 ‘숫자’에만 반응할 때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기상 변화에 강한 환기 시스템’이 갖춰야 할 설계 기준을 정리한다.

 

Ⅱ. 비가 올 때 – 단순히 닫는 게 아니라, 습도 + 냉기 + 예측값을 함께 읽어야 한다

비가 오면 센서가 감지하기도 전에 공기 중 습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특히 외기 습도 90% 이상, 외기 온도 하강이 동반되는 경우엔 환기창을 닫는 것이 아니라 ‘막아야 하는 순간'이다.

 

이때 필요한 설계 기준:

 

✅ 비 대응 환기 알고리즘 설계 조건

  • 강우 감지 센서 + 외기 습도 85% 이상 → 환기 각도 20% 이하 자동 제한
  • 강우 예보(기상 API) + 외기 하강 예측 시 → 창문 사전 닫힘 설정
  • 강우 종료 후에도 30분간 내부 팬 순환 유지 → 응결 방지
  • 내부 RH(상대습도) 85% 이상 시 → 환기창 재개방 금지, 가열 팬 우선 작동

☑️ 핵심: 센서보다 앞서 ‘예보 조건’을 읽고, 사후에도 응결 해소 구조가 필요하다.

 

Ⅲ. 바람이 강할 때 – ‘닫는다’보다 ‘충격을 피한다’가 우선이다

외기 풍속이 6m/s를 넘으면, 단순히 환기창을 닫을 게 아니라 풍향에 따라 창문 개방 각도와 팬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 바람 대응 환기 알고리즘 설계 조건

  • 풍속 4~6m/s: 개방 각도 40~60% 제한, 바람 방향과 반대쪽 창문 개방 유지
  • 풍속 6~8m/s: 대각선 방향 창문만 작동, 팬은 역방향으로 작동하여 정체 구간 해소
  • 풍속 8m/s 이상: 전면 개방 금지, 20% 이하로 고정 후 내부 팬 단독 순환

☑️ 핵심: “닫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피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Ⅳ. 구름 낀 날 – 환기보다 보온 우선, 일사량 연동 설계 필요

흐린 날은 일사량이 급감하면서 내부 온도가 자연히 떨어진다.

 

이때 환기를 계속하면 온실 내 보온이 무너지고, 상대습도는 급격히 상승한다.

 

✅ 흐림 대응 환기 설계

  • 일사량 200W/m² 이하 + 조도 150lx 미만 10분 지속 시 → 환기 일시 정지
  • RH 80% 이상 + 외기 기온 하락 동반 시 → 히터 + 팬 동시 작동, 환기 대기
  • 일사량 상승 전환 감지 시 (250W 이상 도달) → 환기 재개

☑️ 핵심: ‘어두우면 닫아라’가 아니라, ‘얼마나 어두운가 + 얼마나 지속되는가’의 복합 판단 필요

 

Ⅴ. 시스템 연동 설계 – 예보 + 현재 상태 + 생장 조건이 통합된 환기 시스템

진짜 스마트팜은 지금의 온도나 습도 수치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다음 세 가지가 반드시 통합되어야 한다:

  1. 현재 센서 데이터 (온도, 습도, 풍속, 조도)
  2. 외기 기상 예보 (기상청 API, 로컬 AWS)
  3. 작물 생장 조건 (광합성 시간대, 기공 개방 시점)

이 세 데이터를 통합하는 예측 기반 환기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이 구조는 "오늘 비가 온다면, 지금 환기를 닫아야 한다", "지금은 괜찮지만 30분 뒤 바람이 거세진다면, 지금 각도를 줄여야 한다"는 ‘미래형 반응’을 가능하게 만든다.

 

결론 – 환기는 단순한 통풍이 아니다. 기후를 읽고 공기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팜 자동화에서 가장 많이 오작동하는 영역이 바로 환기다.

 

센서가 올바른 숫자를 제공하더라도, 그 숫자를 해석하지 못하면 시스템은 ‘정확하게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정밀한 환기란 온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상 변화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고, 생장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공기의 흐름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공기는 작물의 호흡이다.

 

환기는 그 호흡을 설계하는 숨결의 기술이다.

 

예보를 읽고, 센서를 해석하고, 작물을 느낄 줄 아는 환기 시스템만이 진짜 스마트팜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