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에서는 CO₂를 보충하는 시스템이 일반화되고 있다.
작물의 광합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대기 중 400ppm 수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800~1000ppm 정도로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CO₂를 아무리 정밀하게 공급하더라도, 동시에 환기창이 열려 있거나 내부 공기 흐름이 과도할 경우 그 농도는 빠르게 외부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이는 곧 고가의 CO₂를 자동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배출시키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특히 환기 시스템과 CO₂ 공급 시스템이 서로를 인식하지 못한 채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공급과 배출이 동시 발생하는 낭비 구조가 상시 반복된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팜의 CO₂ 자동 공급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되는 방식과, 환기 시스템과 어떻게 연동되어야 낭비를 막을 수 있는지를 다룬다.
광합성에 필요한 CO₂ 농도 유지를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나가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잘 작동하지만, 구조가 맞지 않으면 계속 틀린 결과를 만들어낸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급량이 아니라 제어의 철학이다.
목차
- CO₂는 자동으로 공급되지만, 자동으로 배출되고 있다
- CO₂ 농도 유지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환기 제어다
- 타이머 기반 공급은 비효율적이다 - 조건 기반 알고리즘으로 바꿔야 한다
- 센서와 환기, 공급장치 간의 상호 작용을 설계해야 한다
- 작물 생장 단계와 광합성 시간대에 따라 CO₂ 설계도 달라져야 한다
Ⅰ. CO₂는 자동으로 공급되지만, 자동으로 배출되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팜에서는 CO₂ 인젝터가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내부 CO₂ 센서가 기준값 이하를 감지하면 자동 주입이 이뤄진다.
설정값은 보통 800~1000ppm으로 설정되며, 내부 농도가 이보다 낮아지면 인젝터가 작동하여 CO₂를 공급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공급 시점과 환기창의 작동 시점이 일치하거나 겹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전 시간대, 일사량이 높아지고 광합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환기창이 50% 이상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CO₂를 주입하면, 공기 흐름에 따라 고농도 CO₂는 곧장 외부로 빠져나간다.
이때 센서는 농도 하락을 다시 감지하고, 시스템은 또다시 공급을 명령한다. 이는 곧 CO₂ 낭비가 자동화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Ⅱ. CO₂ 농도 유지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환기 제어다
CO₂는 공기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바람이 없고 외기와 차단된 상태에서는 온실 내부 하부에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환기창이 열려 있으면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에 의해 빠르게 대류가 발생하며, 이때 내부 CO₂는 상승기류와 함께 외부로 배출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CO₂ 공급과 환기를 반드시 연동시켜야 하며, 환기 시스템이 CO₂ 공급 시점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시스템에 삽입해야 한다.
- CO₂ 공급 시간대에는 환기창 개방 각도를 20% 이내로 제한
- 외기 풍속이 4m/s 이상일 경우, CO₂ 공급을 자동 중단
- CO₂ 농도 유지 구간은 30분 이상 지속할 수 있도록 환기 대기 상태 유지
- 내부 팬은 정지하지 않고 약풍 모드로 유지하여 기류를 순환시킴
이러한 조건이 없을 경우, CO₂는 주입되자마자 배출되며, 공급은 수치만 올려놓고 생리적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태로 반복된다.
Ⅲ. 타이머 기반 공급은 비효율적이다 - 조건 기반 알고리즘으로 바꿔야 한다
많은 스마트팜은 CO₂를 특정 시간표에 따라 자동 주입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30분 간격으로 10분씩 공급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설정은 간단하지만, 실제 환경 조건은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광합성이 활발한 시간대라도 구름이 껴서 조도가 낮거나, 외기 풍속이 강해 환기창이 열려 있는 경우라면 공급된 CO₂는 대부분 손실된다.
이러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 기반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 조도 300lx 이상, 외기 풍속 3m/s 이하, 내부 온도 24~28도
- 환기창 개방 각도 15% 이하 또는 환기 정지 상태
- 내부 CO₂ 농도 700ppm 이하일 때 인젝터 작동
- 목표 농도 도달 후 20분 유지, 이후 자동 중지
- 유지 중 농도 하락 시 50ppm 이상 편차 발생 시에만 재주입
Ⅳ. 센서와 환기, 공급장치 간의 상호 작용을 설계해야 한다
스마트팜의 대부분 시스템은 각 장치가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즉, CO₂ 센서는 농도만 측정하고, 인젝터는 그것에 반응하며, 환기 시스템은 온도만 보고 작동한다.
이 구조에서는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
즉, 환기창이 열려 있어도 CO₂가 주입되며, CO₂ 주입 중에도 환기창은 외부 조건만 보고 작동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음과 같은 시스템 통합 설계가 필요하다.
- CO₂ 인젝터 작동 시 환기창 개방 각도 자동 조정
- CO₂ 공급 종료 후 10분간 환기 제한 대기시간 설정
- 환기 예정 5분 전 CO₂ 공급 정지
- 센서 평균값 기준으로 농도 유지율 계산, 보정 알고리즘 적용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장치 제어가 아니라, 시스템 간 상호 작용을 조정하는 ‘제어 설계’의 개념이다.
센서 하나하나가 올바른 값을 측정하더라도, 이 값들이 서로 관계를 맺지 못하면 전체 자동화는 항상 실패한다.
Ⅴ. 작물 생장 단계와 광합성 시간대에 따라 CO₂ 설계도 달라져야 한다
모든 작물이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CO₂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상추는 일출 직후부터 오전 11시까지 광합성 효율이 가장 높고,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한다.
반면 토마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CO₂를 흡수한다.
이처럼 작물의 생장 리듬과 광합성 곡선을 파악한 후, CO₂ 공급 시간대를 설계해야 한다.
정확한 설계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상추 재배 기준: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 30분 사이에 집중 공급
- 토마토 재배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유지 중심
- 고온기: 목표 농도 하향 보정, 유지 시간 단축
- 저온기: 유지 시간 연장, 외기풍속 기준 강화
이러한 생장 기반 설정이 없으면, 같은 작물이라도 계절마다 CO₂ 낭비 구조가 반복된다.
결론
이산화탄소 공급 시스템은 단순한 주입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작물의 생장률을 결정짓는 가장 정밀한 생리 제어 수단이며, 실제로 작물이 그것을 흡수하는가가 자동화 성공의 기준이 된다.
아무리 고성능의 인젝터를 갖추고 있어도, 환기창이 열려 있다면 CO₂는 단 1분 만에도 모두 외부로 배출될 수 있다.
정밀한 CO₂ 제어는 단순한 농도 유지가 아니라, 언제 공급하고, 얼마나 유지하며, 어떻게 배출을 막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설계로 답하는 과정이다.
자동화는 기술이지만, 유지와 연동은 철학이다. CO₂를 잘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급이 낭비되지 않고 작물에게 전달되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스마트팜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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