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작물별 맞춤형 스마트팜 설정값 – 생리 기반 환경 기준 설계 가이드

ever-blog 2025. 5. 2. 10:51

많은 스마트팜 운영자들이 시스템 도입 후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온도는 몇 도로 맞춰야 하나요?” “습도는 몇 퍼센트가 적당하죠?”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질문은 본질적으로 잘못되었다.
정답은 작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상추는 저온에 강하고 광에 민감하지만, 토마토는 야간 온도에 민감하고, 딸기는 루트존 E.C.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그런데도 많은 스마트팜에서는 한 가지 설정값으로 다양한 작물을 동시에 재배하거나, ‘기본값’을 그대로 사용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이번 글에서는 작물의 생리 특성을 기준으로 한 맞춤형 환경 설정법, 그리고 이를 자동화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목차

 

Ⅰ. 모든 작물에 동일한 설정값이 통하지 않는 이유

스마트팜 제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기준’을 입력하면 온실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많은 운영자가 이 기준을 ‘모든 작물에 공통 적용 가능한 범용값’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온도는 23℃, 습도는 70%, CO₂는 800ppm, 조도는 400μmol/m²/s 수준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작물을 동시에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생리학적으로 작물에게 부적절하거나,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작물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작물마다 요구하는 생리적 조건이 다르며, 생장 단계별 요구치도 달라진다. 따라서 설정값은 ‘정적 값’이 아니라 ‘작물 특성과 생장 단계에 따른 동적 기준’이어야 한다.

 

Ⅱ. 작물 생리 특성과 환경 민감도 비교

작물마다 생리 구조와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다. 상추는 저온에서 잘 자라지만, 고온에서 기공이 닫히고 생장이 둔화된다. 반면 토마토는 25~28℃에서 최적 생장을 보이며, 과실 비대기에는 야간 온도가 17℃ 이하로 떨어지면 착과율이 급감한다. 파프리카는 루트존 E.C. 에 매우 민감하며, 2.5mS/cm를 초과하면 엽색 변화가 발생한다. 딸기는 결실기 온도가 낮으면 당도는 올라가지만 생장이 느려지고, CO₂ 반응성도 작물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특성은 작물의 기공 밀도, 광합성 포화점, 증산량, 루트존 대사 속도 등의 생리지표로 정량화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서는 이러한 생리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작물의 민감도를 분류하고 설정값을 설계해야 한다.

 

Ⅲ. 주요 작물군별 환경 최적값 도출 방법

작물별 설정값을 설계하려면 다음 세 가지 축을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 첫째, 생육 온도 구간이다. 작물마다 최적 생장 온도 범위가 있으며, 이 범위 밖에서는 광합성 효율이 급감한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주간 25~28℃, 야간 17~20℃가 적절하다. 상추는 18~22℃가 이상적이다. 둘째, CO₂ 농도 반응도다. 광합성 반응은 CO₂ 농도에 따라 가속되며, 포화점이 작물마다 다르다. 토마토는 800~1000ppm, 상추는 600~800ppm에서 효율이 높다. 셋째, 루트존 조건이다. 작물별로 수분 요구도, 산소 요구량, E.C. 허용범위가 다르다. 딸기는 루트존 과습에 매우 약하므로 수분 유지보다 배수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은 실험 데이터, 논문 정보, 생장 센서 로그 등에서 유도할 수 있다.

 

Ⅳ. 작물 맞춤형 제어 매개 변수 설정법

작물별 설정값을 실제 제어 매개 변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준치를 정해둔 후 자동화 알고리즘에 입력해야 한다. 1) 온도 설정: 생장 구간별 구분이 필요하다. 예: 상추 – 초기 발아기 18℃, 본엽기 20℃, 성엽기 22℃ 상한선. 2) 습도 설정: 기공 개방과 병해 리스크 사이의 균형 설정. 파프리카 – 상대습도 65~75%, 환기 주기 조정 필요. 3) CO₂ 설정: 조도와 연동. 토마토 – PAR 600 이상 시 1000ppm 주입, 그 이하 시 800ppm 유지. 4) 보광 설정: 작물별 광 포화점 기준. 딸기 – 300~400μmol/m²/s 유지, 흐린 날 보광 점등, 맑은 날 차광 필요. 5) 루트존 설정: 수분, 산소, 온도, E.C. 모두 설정. 상추 – 루트존 E.C. 1.5~2.0, 수분 65~70%, 산소농도 유지 위한 간헐 관수. 이처럼 설정은 작물 중심으로 구성되며, 기존의 범용 값은 ‘작물에 맞는 기준’으로 세분화되어야 한다.

 

Ⅴ. 맞춤 설정 기반 자동화 시나리오 설계

설정값이 다르면 자동화 시나리오도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상추 재배 시 흐림 예보 → 보광 1시간 조기 가동 → CO₂ 농도 800ppm 유지 → 관수 15분 지연으로 루트존 산소 확보. 반면 토마토는 고온 예보 → 냉방 사전 가동 → 루트존 수분 증가 예측 시 CO₂ 주입량 20% 축소. 또 딸기는 야간 온도 급락 예보 → 루트존 히터 작동 → 기공 반응 회복 후 CO₂ 보충. 이처럼 작물별 맞춤 설정을 기반으로 하면 스마트팜은 단순한 기계적 제어가 아닌, 작물 생리에 반응하는 정밀 자동화 시스템이 된다. 제어 알고리즘은 작물 그룹별로 분리되어야 하며, 다작물 혼합 재배 시 구역별 제어도 고려해야 한다.

 

결론 – 생리 기반 차등 설정이 스마트팜의 완성이다

스마트팜은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의 문제다. 작물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며, 생리적 리듬과 반응성은 종류마다 다르다. 모든 작물에 같은 온도, 같은 습도, 같은 CO₂ 농도를 적용한다는 것은 생장 최적화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진정한 스마트팜은 센서를 많이 설치한 농장이 아니라, 작물마다 맞춤 설정을 설계하고, 그에 따라 자동화 알고리즘을 조정할 수 있는 농장이다. 생장을 중심에 둔 설정 전략, 그것이 에너지 절약의 시작이자, 수확량 증가의 기반이며, 품질 개선의 열쇠다. 생리 기반 차등 설정은 선택이 아니라 스마트팜의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