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대의 농업 혁신]

생장 단계별 자동화 프로파일 설계 – 작물의 시간에 맞추는 정밀 환경 제어

ever-blog 2025. 4. 25. 14:26

스마트팜의 자동화는 기본적으로 “환경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온도는 25도, 습도는 70%, CO₂는 800ppm 등, 작물이 자라기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값으로 설정하고, 센서가 그 값을 벗어나면 장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생장은 정적인 조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모든 작물은 생장 단계에 따라 요구하는 환경이 다르며, 같은 온도와 습도 조건에서도 그 시기마다 생장 반응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상추의 유묘기에는 고온·고습 조건이 적합하지만, 생장기에는 통풍이 필요하며, 수확기를 앞두고는 루트존 수분을 조절해 잎의 밀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토마토는 개화기에는 야간 온도 유지가 중요하고, 과실비대기에는 양액 EC를 미세하게 높여야 하며, 숙기기에는 수분 스트레스를 활용한 당도 향상 설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전 생장기 고정값 유지’만 반복한다면, 스마트팜 자동화는 오히려 생장의 흐름을 방해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작물 생장 주기를 3~5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마다 필요한 환경 요구를 자동으로 반영하는 ‘생장 단계별 자동화 프로파일’ 설계 방식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 시간 타이머가 아니라, 센서 데이터, 생장 일지, 환경 변화 흐름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작물의 시간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이다.
스마트팜은 이제, 작물을 중심에 두고 자동화가 그 리듬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목차

Ⅰ. 생장 주기와 환경 요구의 상호작용

작물은 고정된 환경에서 성장하지 않는다.

 

생장 단계가 바뀔수록 생리적 요구, 흡수량, 기공 반응, 뿌리 활성도, 광합성률 등 모든 내부 구조가 함께 변화한다.

 

이 변화는 명확하게 구분 가능한 시점을 갖는다.

 

예시: 상추

  1. 정식기 (1~3일)
    • 활착 필요. 고온(2224℃), 고습(8090%), 약광, 저농도 양액 필요
  2. 초기 생장기 (4~10일)
    • 잎면적 증가. 중광, 환기 필요, CO₂ 민감도 증가
  3. 중기 생장기 (11~20일)
    • 광합성 최대. 보광 필요, CO₂ 집중 공급, 양액 EC 상향
  4. 수확기 (21일~)
    • 물리적 스트레스 조절. 루트존 수분 조정, 광량 제한, 맛 향상 설계

예시: 토마토

  1. 활착기
    • 낮은 EC, 루트존 보호, pH 조절 중심
  2. 생장기
    • 광량 집중, 관수 주기 증가, CO₂ 고정 공급
  3. 개화·착과기
    • 야간 온도 안정 유지, 환기 강화
  4. 비대기
    • 양액 EC 점진적 상승, 보광 지속
  5. 숙기기
    • 수분 스트레스 유도, 온도 차 유지, 당도 증가 설계

각 단계마다 작물이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지고, 그 요구에 따라 자동화 설정도 달라져야 한다.

 

Ⅱ. 자동화 시스템의 고정값 설정 한계

많은 농장은 작물 전체 생육기간에 걸쳐 동일한 설정값을 유지한다.

 

그 이유는 시스템이 ‘정해진 값’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고, 생장 상태에 따른 자동 전환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이 갖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정식기에 과도한 광량 제공 → 활착 지연
  2. 생장기에 루트존 수온 조절 부족 → 흡수 저하
  3. 숙기기에도 과도한 관수 유지 → 당도 저하
  4. 개화기 환기 부족 → 꽃떨이 발생
  5. 수확기 보광 과잉 → 에너지 낭비

자동화 시스템이 생장 단계를 인식하지 못하면, 결국 설정값은 맞지만 결과는 틀린 상태가 반복된다.

 

따라서 자동화의 핵심은 ‘값 유지’가 아니라, ‘시기별 조정’이어야 한다.

 

Ⅲ. 생장 단계 구분 방식과 센서 기준 정의

자동화 프로파일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생장 단계를 어떻게 구분하고, 어떤 시점에서 자동 전환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구분 방식 1: 경과 일수 기준

  • 정식 후 3일 → 활착기
  • 정식 후 7일 → 초기 생장기
  • 정식 후 20일 → 수확기 전환
    (시간 기반 자동 전환)

구분 방식 2: 환경 반응 기반

  • 루트존 온도 회복 패턴 완료 → 활착 완료
  • 기공 반응률 상승 → 생장기 진입
  • CO₂ 소비량 정체 → 생장 피크
  • 잎면적 정체 → 수확기 진입

구분 방식 3: 작물 반응 기반

  • 생장량 20% 증가 이상 → 생장기
  • 착과 수 증가 → 개화기 진입
  • 과실 크기 증가 정체 → 숙기기 진입

이처럼 경과일 + 환경반응 + 작물반응을 함께 사용하면 시스템이 보다 정밀하게 생장 단계를 파악할 수 있고, 자동화 조건을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다.

 

Ⅳ. 단계별 자동화 프로파일 설계 전략

각 생장 단계에 따라 자동으로 적용될 설정값(프로파일)을 설계해야 한다.

 

이 프로파일은 센서 기준값, 장치 반응 조건, 시간대별 운용 방식 등을 포함한다.

 

예시: 토마토 생장기 프로파일

  • 온도: 주간 24~26℃ / 야간 18~20℃
  • 습도: 60~70%
  • CO₂: 900~1000ppm (10:00~15:00 집중 공급)
  • 보광: 300lx 이상 유지 / 일사량 100W/m² 이하 시 작동
  • 양액: EC 2.0, pH 5.8
  • 관수: 루트존 수분 30% 이하 시 주입

이러한 프로파일은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자동 적용된다.

  • 정식 후 14일 경과
  • 생장량 누적 15cm 초과
  • CO₂ 소비량 증가 확인

단계별 프로파일은 생장 흐름을 따라가는 자동화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환경 중심 자동화’에서 ‘작물 중심 자동화’로 전환되는 기반이 된다.

 

Ⅴ. 프로파일 전환 알고리즘 및 운영 사례

프로파일 전환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1. 수동 전환 기반 자동화
    • 관리자 입력 또는 생육 상태 확인 후 프로파일 수동 전환
    • 간단하지만 사용자 개입 필요
  2. 조건 연동 자동 전환
    • 경과일 + 센서 + 작물 반응 모두 충족 시 자동 전환
    • 예외 발생 시 알림 및 보류 기능 포함

운영 사례 1: 상추 생장기 자동 전환

  • 7일 경과 + 루트존 수온 20도 회복 + 수분 소비량 증가
    → 생장기 프로파일 자동 적용 → 보광 시간 확대, CO₂ 공급 시작

운영 사례 2: 토마토 숙기기 진입

  • 과실 당도 상승 정체 + EC 과민 반응 발생
    → 숙기기 전환 제안 알림 → EC 감축, 관수 간격 확대

이런 방식으로 시스템이 작물의 생장 흐름을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그 흐름에 맞춰 설정값을 바꿀 수 있을 때, 자동화는 정점을 향하게 된다.

 

결론

생장은 고정값으로 제어되지 않는다.

 

작물은 매일 달라지고, 생장 단계마다 환경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스마트팜 자동화 시스템이 진정한 의미에서 ‘정밀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생장 단계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환경 설정을 자동으로 전환하는 프로파일 구조를 가져야 한다.

 

작물의 시간에 맞추는 자동화, 그것이 앞으로 스마트팜 기술이 지향해야 할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