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하프 또는 풀마라톤은 단순한 체력 도전이 아니라, 인간의 심폐능력, 근지구력, 정신력, 회복력, 계획 능력을 모두 동원하는 복합적 경기다. 일상적인 러닝과 마라톤 레이스의 가장 큰 차이는 ‘거리’가 아니라, 그 거리를 일정 페이스로 지속하며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신체 내구성과 전략적 분배 능력에 있다. 특히 21.1km(하프), 42.195km(풀)의 장거리를 통과하려면 단순히 많이 뛰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체계적인 주간 루틴과 목표별 훈련 설계가 필수다. 마라톤은 거리보다 설계가 결정하는 종목이다. 러닝 경력이 짧은 사람도, 하프는 물론 풀마라톤까지 12주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으며, 중급자 이상은 기록 단축까지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12주간의 주차별 단계적 트레이닝 구조를 중심으로, 심박 기반 구간 분할, 거리 누적, 회복 설계, 템포 러닝 배치, 인터벌 활용, 그리고 주간 루틴의 조합 방법까지 실전 훈련 매뉴얼로 구성하여 마라톤 도전을 준비하는 모든 러너에게 실질적 로드맵을 제공한다.
1. 전체 구조: 4-4-4 주기 전략
12주 마라톤 루틴의 기본 설계는 4주 단위로 강도와 목적을 구분하는 3단계 주기 시스템이다. 1~4주는 ‘적응기’, 5~8주는 ‘강화기’, 9~12주는 ‘통합기 및 테이퍼링’ 구간으로 구성되며, 각 단계는 심박 구간 조절, 거리 증가 패턴, 회복 일수, 템포 및 롱런의 구성까지 모두 달라진다. 훈련 강도는 80/20 원칙을 기반으로 하며, 전체 루틴의 80%는 Zone 2(저강도 유산소 기반)에서 수행하고, 나머지 20%는 템포 러닝, 인터벌, 페이스 빌딩 등 Zone 3~5 영역에서 설계된다. 모든 주는 최소 1회의 롱런(long run)을 포함하며, 거리 누적과 근지구력 향상의 핵심으로 기능한다. 이 구조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매 주차마다 목적이 다르고, 전주 대비 거리 및 강도가 10% 이내로 증가되도록 정교하게 설계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을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2. 1~4주: 기초 적응기 거리 누적과 Zone 2 기초 체력 구축
첫 4주는 마라톤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구축하는 구간이다. 이 기간에는 속도보다 거리 누적과 페이스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며, 대부분의 러닝은 Zone 2 내 심박수(최대심박의 약 60~70%)를 유지한 채 편안하게 달리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하루 훈련 시간은 30~60분 내외이며, 주 4~5회 러닝, 1회 크로스트레이닝(수영, 자전거 등), 1회 휴식일 구성으로 주간 루틴을 설계한다. 주간 총거리는 초보자의 경우 20~25km 내외, 중급자는 30~35km로 시작하며, 매주 10% 이내로 상승시켜야 한다. 롱런은 주말에 8~12km를 설정하며, 이 시기엔 페이스보다는 '긴 시간 몸을 움직이며 거리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에 집중한다. 동적 워밍업, 스트레칭, 회복식단 등 루틴 구성 전반을 이 시기부터 습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 5~8주: 체력 강화기 롱런 강화, 템포 러닝 도입, 회복의 전략화
이 단계는 마라톤 완주에 필요한 실전 능력을 길러가는 핵심 기간이다. 주간 러닝 횟수는 5~6회로 증가하며, 훈련 시간도 40~90분 수준으로 늘어난다. 주간 총거리는 하프 목표자는 35~45km, 풀 목표자는 45~60km를 목표로 하며, 이 중 약 60%는 롱런과 템포 런이 차지한다. 롱런은 매주 2km씩 증가시켜 18~25km까지 확장하고, 주중엔 20~30분간 Zone 3 수준의 템포 러닝을 도입하여 유산소 역치 향상을 꾀한다. 이 시기의 훈련은 심박수보다 '감각 기반 페이스'에 대한 인지 훈련도 병행되며, 훈련 후 회복 루틴은 보다 정밀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수면 시간 확보, 수분 섭취, 근막이완, 고단백 식단 구성 등 회복 관리가 부상 예방과 성능 유지에 결정적이 된다. 체중이 과도하게 감소하거나 피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훈련 과부하 신호이므로, 일주일 단위 피로도 체크를 필수로 해야 한다.
4. 9~12주: 통합기 및 테이퍼링 최대 거리 달성 후 체력 회복 중심 설계
마지막 4주는 강화된 체력을 유지하면서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는 ‘전환기’이며, 특히 10주 차까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경우, 11~12주는 훈련량을 30~50% 줄이는 테이퍼링(컨디셔닝 조절) 기간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 시기엔 주간 총거리를 줄이되 페이스 감각은 유지하며, 롱런은 25km 이상을 목표로 한 번 수행한 후, 그다음 주는 15km 수준으로 조절한다. 주중엔 가벼운 조깅과 1~2회의 템포 러닝만 수행하며, 특히 심박수를 Zone 2~3 내로 제한하여 회복성과 컨디션 유지에 집중한다. 이 시기엔 불안감으로 인해 훈련을 더 하려는 유혹이 생기지만, 실제 성능은 ‘과도한 훈련’이 아니라 ‘충분한 회복’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레이스 전날에는 짧은 러닝(3~5km)으로 리듬을 정리하고, 영양과 수면을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레이스 당일 최상의 몸 상태를 준비해야 한다.
5. 마라톤 페이스 전략: '나만의 리듬'을 설계하는 데이터 훈련
하프 또는 풀마라톤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페이스 설정이다. 초보 러너는 레이스 초반에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출발하여 중후반에 급격히 페이스가 무너지는 실수를 자주 범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훈련 단계에서 자신의 심박수 대비 페이스 데이터를 축적해 두는 것이 필수다. 예컨대 Zone 2 심박수에서 6분/km로 10km를 유지할 수 있다면, 레이스에서도 비슷한 구간을 그 기준으로 설계할 수 있다. 또, 10km 구간을 목표 레이스 페이스로 달리는 시뮬레이션 주간을 10~11주 차에 1회 포함시키는 것이 실제 대회 리듬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다. 러닝 워치 앱의 페이스 고정 기능, 심박 경고 알람 기능을 적극 활용해 실시간으로 페이스 과부하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라톤은 단순히 ‘빨리 달리기’가 아니라 ‘끝까지 안정적으로 달리기’이며, 이를 위해선 체력보다 데이터 기반 리듬 인식 능력이 중요하다.
결론
하프와 풀마라톤은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지속적으로 정돈해 나가는 과정이며, 훈련은 그 과정을 위한 시뮬레이션이다. 12주라는 기간은 단기간 같지만, 올바른 구조 안에서 진행된다면 단지 완주만이 아닌 ‘성과 있는 완주’도 충분히 가능하다. 마라톤은 훈련의 양이 아닌 질, 거리가 아닌 회복, 강도가 아닌 리듬으로 완성되며, 무엇보다 ‘내 몸에 맞는 설계’를 중심으로 진행될 때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만든다. 지금 당장은 5km조차 버겁다고 느껴질 수 있어도, 그 불가능은 루틴이 아니라 설계가 만들어낸 착오일 수 있다. 러닝은 인간의 본능이자 훈련을 통해 누구나 확장 가능한 능력이며, 그 여정을 계획적으로 설계한다면, 하프든 풀마라톤이든 단순한 도전이 아닌 ‘완성’의 경험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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